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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31001 언빌리버블 G&G

로안담 2013. 10. 1. 23:18

월요일을 앞둔 새벽, 4화를 업로드할 때까지만 해도 그 밤중에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분이 계실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. 다음날 아침 조아라에 접속할 때까지도. 사실 '연재' 팻말을 걸어두고 한 달만에 돌아온 게 민망해서 밤중에 슬그머니 올리고 도망치듯 자버렸던 터라 밤사이 잊지 않고 G&G를 찾아주는 분이 한 분만 계셔도 감지덕지였다. 그래도 1~3화동안 읽어주신 분들이 있는데 어쩌면 코멘트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. 아니지, 새벽에 올렸는데 벌써 읽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. 욕심 갖지 말자. 그렇게 반쯤 체념하면서도 언제나처럼 기대를 누르지 못하고 내 작품관리를 클릭했더니 아니 웬걸. 코멘트가 하나 둘 셋... 이게 내 소설 조회수가 맞나? 선작도 앞자리가 이게 아니었는데. 혼란스러웠다. 아침부터 기분이 마냥 들떴다.


그렇게 시작한 월요일. 잊을 수 없는 월요일이었다. 힘든 월요일을 마치고 잠드는 그 순간까지, 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네자릿수의 조회수와 세자릿수의 선작/추천수를 보면서 희희낙락했다. 그러면서도 나는 겸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. 그래, 다들 자는 시간에 올렸더니 운 좋게 반짝 눈에 띄어서 다들 읽어주신 걸 거야. 앞으로도 열심히 쓰라는 뜻으로 생각해야지. 딱 그 정도의 마음이었다.


그런데 오늘도, 아니 오늘은 더 '믿을 수 없는' 날이었다. 다섯 자리의 조회수에 네 자리의 선작/추천수. 심지어 친구가 보내 준 조아라 어플 캡쳐에는 연재 베스트 1페이지에 G&G가 자리잡고 있었다. 충격이었다. 뿌듯하고 기쁜 걸 떠나서 당장 '이러다 실망시키면 어쩌지' 하는 걱정이 앞섰다. 그것은 쉴 때의 습관대로 다음에 쓸 분량의 플롯을 점검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. 이걸 재미있어하실까? 그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없어 마음이 무거웠다. 이래선 안 됐다.


G&G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,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'내가 좋아서' 쓰기로 다짐했었다. 예상치 못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에 즐거운 비명이 아니라 진짜 비명을 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다짐이다. 글쓰는 일을 즐기기 위해서는 중압감도 부담도 다 잊고 작가로서의 주관과 겸손함, 책임감만 되새겨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.


지금 이 마음을 절대 잊지 않기를. 혹시나 잊게 될까 두려워 이렇게 적어둔다.



P.S.

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다음 연재는 이번 주가 지나기 전에. 왜 반드시 이번 주여야 하는지는 나보다 교수님들이 더 잘 아실 거다.




G&G 뜰에 올린 글.

와 근데 진짜 믿을 수 없다.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? 4화는 버그ㅜ도 있고 허술한데 너무 좋아들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. 이러다 나중에 땅파거나 닼닼하게 나가면 망할 것 같으니까 너무 들뜨지 말자ㅜ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