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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익은 문장들이 날 기대어린 눈으로 올려다보았다. 우스웠다. 어차피 아무도 봐주지 않을텐데. 누구도 읽고 싶어하지 않는 글인데. 하지만 비웃을 순 없었다. 숨기려 했지만 숨기지 못했고 떨쳐내고 싶었지만 끝내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 흐릿한 반짝임은 실은 내 것이었으니까. 내가 조소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나뿐이었다. 어울리지 않는 말을 그러모아 억지로 만들어낸 문장들은 내가 감히 허투루 대할 것이 못 되었다. 보잘것 없는 원고를 읽고 또 읽으면서도, 나는 끝내 그 문장을 지워내진 못했다. 미안해서, 서러워서. 그래서 결심했다. 더는 아까운 말들을 내 글에 쏟아넣지 않기로. 어차피 아무도 읽지 않을 글을 쓸 바에는 차라리 쓰지 않는 게 나았다.





제목이 제시어였음.

쓰지 않을 용기조차 없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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